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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리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빗도 2018. 4. 25. 22:44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큰 전환점이자 한 분기를 마무리 짓는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 보여줄게 너무도 많았던 149분의 러닝 타임을 통해 마블은 관객들에게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충격을 안겨줬는데, 그동안 MCU에 얼굴을 비췄던 거의 모든 히어로들이 총출동한다는 연출적 충격과 그들조차 단 한 명의 빌런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인피니티 스톤도 지켜내지 못하고 완패를 당하는 스토리적 충격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비극적인 결말을 마주하고 그야말로 '멘붕'에 빠진 관객들에게 쿠키 영상으로 어벤져스 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임을 암시한다. 그렇기에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재밌는 작품'보다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타노스'는 굉장히 매력적인 빌런이었다. 역대 최강의 인물이란 점도 그렇지만, 자신의 신념이나 목적, 생각의 깊이가 그동안의 빌런과는 궤를 달리한다. 타노스는 자신이 도출해낸 디스토피아적인 결론을 모두를 위한 일이라면서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움직이는데, 어쩐지 일본 소년 만화 <나루토>의 악당 '마다라'가 생각났다. 잔혹하고 무자비한 성격의 타노스가 자신의 딸 '가모라'의 죽음 앞에서 진심 어린 눈물을 흘리던 장면과, 우주의 절반을 지워버린 후 조용히 씁쓸하면서도 만족스러운듯한 미묘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데뷔 무대이자 동시에 은퇴를 위한 준비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타노스는 등장부터 엄청난 포스와 함께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 압도적인 힘과 존재감을 발휘하며 훌륭히 데뷔를 마쳤고, 기존 히어로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타노스 앞에서 무력히 쓰러지며 몇몇만 남기고 나머진 쓸쓸히 퇴장해야만 했다. 살아남은 히어로의 공통점은 마블 1세대 히어로이고, 더 이상 솔로 무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그중 대부분은 이제 마블 영화를 촬영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 그들만 살아남았다는 건 아마도, 1세대 히어로들을 위해 2세대 히어로들이 잠시 자리를 비켜준 것이며, <어벤져스 4>에서 1세대 히어로들의 멋진 활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게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1세대 히어로들의 바통은 이번 쿠키 영상을 통해 밝혀진 '캡틴 마블'의 극적인 데뷔와 함께 2세대 히어로들에게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어벤져스 4> 또한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며, 이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외적인 이야기


쿠키 영상은 1개이고 영화 엔딩 크레딧이 전부 올라간 후에 등장한다. 그 내용은 닉 퓨리가 <어벤져스 4>에서 데뷔하게 될 '캡틴 마블'을 호출하는 것.


용산 아이파크몰 CGV IMAX 3D로 영화를 관람했는데, 이번에도 지난번 <블랙팬서>때와 마찬가지로 3D로 인한 초점 문제를 또 겪었다. 영상과 자막 간 초점이 제멋대로라 전혀 편하게 관람할 수가 없었다. 다만 이 부분은 시력의 편차와 난시의 여부, 좌석의 위치 등 다양한 요인이 있고 개인차가 심한 부분이라(아마 여러 후기 중 이런 언급이 적은 걸 보면 대부분은 잘 관람한 듯하다) 영화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순 없지만, IMAX 3D를 볼 때마다 3D에 대한 불만은 점점 쌓여만 간다. 솔직히 이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그다지 영상미가 있는 편이 아니었기에 3D의 매력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차라리 선명한 2D로 상영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 영화관에서 처음 보는 독특한 풍경을 목격했다. 용산 아이파크몰 CGV IMAX 3D 15:00 상영관에서 영화 시작 후 'MARVEL STUDIOS' 로고가 등장할 때, 어떤 유쾌한 분의 환호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방 스크린을 향해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내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마블 팬들의 일종의 팬심 표출이 아니었을까? 덕분에 한껏 흥이 오른 채로 관람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러한 퍼포먼스에 동참하지 않았던 다른 관람객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잘 모르겠다. 물론 상영관에선 조용히 하는 게 기본예절이지만,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었고 퍼포먼스가 오래 지속된 것도 아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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