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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리뷰] 인크레더블 2

빗도 2018. 7. 25. 14:36


다시 한번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인크레더블'한 가족이 돌아왔다!


악당들은 여전히 활개치고 다니지만 '히어로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히어로들은 숨어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요즘, 히어로를 지지하는 재벌 조력자 윈스턴 데버는 여동생 에블린 데버와 함께 그들이 가진 재력과 기술력, 영향력을 이용해 히어로들을 다시 세상에 드러내고 여론을 반전시켜 히어로 활동을 합법화 시키려 한다. 하지만 새로운 악당 '스크린 슬레이버'가 등장해 그들의 계획을 훼방하려 하는데... 과연 인크레더블 가족은 스크린 슬레이버를 물리치고 성공적으로 히어로 활동을 합법화 시킬 수 있을지?!



악을 무찌르는 히어로, 가족을 돌보는 히어로


헬렌은 엘라스티걸이라는 이름의 히어로임과 동시에 인크레더블 가족의 엄마다. 그녀는 히어로 활동보다는 가족의 안녕과 아이들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히어로 활동은 불법이니 히어로 파워를 숨기고 평범하게 지내길 원한다. 밥은 그 반대다. 가족의 안녕보다는 악을 무찌르고 정의를 쫓고 싶어 한다. 또한 자식들에게 히어로라는 가능성을 지켜주고 싶어 한다. 히어로 지원 프로그램마저 폐지되어 궁지에 몰린 인크레더블 가족에게 때마침 제안된 윈스턴 데버의 계획.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서 헬렌과 밥의 성향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밥의 설득 끝에 헬렌은 윈스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히어로 컴백의 첫 시작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헬렌이 엘라스티걸로 먼저 복귀하게 되고, 덕분에 당분간 밥이 헬렌을 대신해서 가족을 돌보게 된다. 가족을 돌보던 히어로가 악을 무찌르는 히어로로, 악을 무찌르던 히어로가 가족을 돌보는 히어로로 서로의 처지가 바뀐다. 그렇게 이 영화는 크게 두 가지의 주제로 진행된다.



제대로만 하면 육아 또한 히어로에 버금가는 일이다.


헬렌이 엘라스티걸로서 성공적으로 첫 임무를 마친 후 언론으로부터 굉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그녀에게 최우선은 여전히 가족이다. 집에 전화를 걸어 제일 먼저 묻는 게 "집에 별일 없지?"다. 밥의 아이 돌보기는 처음엔 순조로운듯했으나, 자꾸만 틀어지는 딸의 이성친구 문제, 자꾸만 변하는 아들의 수학, 게다가 막내 잭잭의 온갖 다형성을 가진 초능력 발현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고난의 연속이다. 자신의 복귀를 위해 헬렌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던 밥은 결국 한계에 도달하고 잭잭의 초능력에 대해 상담할 겸 에드나를 찾아간다. 초췌해진 밥의 몰골을 보고 에드나는 말한다. "제대로만 하면 육아 또한 히어로에 버금가는 일이야"

엘라스티걸이 특사의 목숨을 구한 이후 히어로에 대한 인식은 급속도로 반전되기 시작한다. 비록 스크린 슬레이버라는 강력한 악당은 아직 무찌르지 못했지만, 헬렌은 점차 히어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간다. 밥 또한 점차 변한다. 아들의 숙제를 위해 수학을 다시 공부하고 자신이 망쳐버린 딸의 이성친구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온갖 새로운 경험과 부딪히며 '멋진 아빠'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 부분은 재밌게 그리고 감동적이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이면서도 무척 아쉬운 악당


스크린 슬레이버는 주파수를 해킹해 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에게 최면을 건다. 건물을 때려 부수고 사람들을 헤치는 물리적 공격이 아닌, 최면을 통한 정신적 공격을 하는 악당이다. 스크린 슬레이버는 히어로가 사람들을 나약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는 사람들이 히어로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그들의 활약을 방구석에서 지켜보며 점차 '직접'에서 '간접'으로 변해간다고 주장한다. 그가 주파수를 해킹해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 사회에서 제법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라 한 번쯤 생각해봄직하다. 다만 악당의 그럴듯한 주장과 사상과 달리 그 행적은 굉장한 아쉬움을 남긴다. 오히려 정당하게 시위를 하는 쪽이 더 잘 먹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랬다면 영화가 재미와는 거리가 멀어졌겠지만 말이다. 악당이 된 이유, 그의 사상, 주장은 그 당위성이 충분하고 매력적인 만큼 그 이후 전개가 무척 아쉬운 악당이었다.



잭잭의 화려한 데뷔와 매력적인 조연들


이번 2편에서 대쉬와 바이올렛의 활약이 다소 아쉬웠지만 그만큼 잭잭의 비중이 엄청났다. 잭잭은 무려 17가지의 초능력이 발현되는데, 차원 이동, 공중부양, 눈에서 레이저 발사, 괴물로 변신, 자연발화, 분신술, 순간이동, 벽 통과, 형체 변환, 성질 변환 등 하나같이 모두 개성 넘치는 것들이다. 덕분에 잭잭은 영화 내내 엄청난 매력을 발산한다. 아직은 아기라 자신이 가진 초능력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지만, 이후 잭잭의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존은 주인공급이라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외 주연들 또한 개성이 넘치는 히어로들이었다. 비록 보이드 말고는 큰 활약을 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만약 3편이 나오면 이들 또한 비중 있게 재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악당이 조금 아쉬웠지만 또 다른 주제가 이 영화를 충분히 재밌게 보충해줬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게 잘 봤다.




+ 영화 시작 전 'bao'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나오는데, 이 단편 애니메이션이 꽤 감동적이다. <인크레더블 2> 본편과 마찬가지로 가족, 육아의 내용을 담았다. 아들을 '만두'에 빗대어 표현했는데, 그로 인해 귀여움과 재미가 배가 됐다.


++ <인크레더블 2>의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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