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도의 블로그

[리뷰] 청년경찰 본문

잡담

[리뷰] 청년경찰

빗도 2017. 9. 2. 23:50


어쩐지 무거운 영화들 속에서 코믹한 장르로 눈에 띄었던 영화 <청년경찰>. 예고편은 본 적 있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할 게 없어서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개봉 중인 영화 중 서로 이미 본 건 제외하고 그나마 재밌어 보였던 영화가 <청년경찰> 뿐이었달까.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이 웃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경찰대생인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은 외출을 나왔다가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기준과 희열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부족한 증거로 수사는 전혀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자, 기준과 희열은 자신들이 직접 수사에 나서기로 하고 납치 사건에 파고들게 되는데...



20대 청춘인 기준과 희열의 모습에서 참 많은 웃음이 나왔다. 말끝마다 욕도 섞어가며 거짓 없이 직설적인 대화는 물론이고 그들의 행동까지도 관객들이 지루할 틈이 없도록 자극한다. 절친한 20대 남자 둘을 붙여놔서 어찌 재미없을 수가 있겠냐마는,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친근감이 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진지할 땐 매우 진지한 그들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뿜어낸다. 나를 비롯한 극장에 수많은 관객들이 다 같이 웃게 되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는 점에서 코믹한 부분은 잘 먹혀들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화에서 다루는 납치 사건은 상당히 어둡고 잔인하다. 중후반부부터 본격적으로 진상이 드러나는데, 단순 납치나 동네 양아치 수준의 범죄가 아닌 데다 꽤나 그럴듯한 설정 덕분에 어쩐지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코믹 영화인데 꼭 이렇게까지 무거운 사건을 다뤄야만 했을까? 이러한 장면 속에서 소소하게 터져 나오는 웃음은 왠지 모를 죄악감까지 느끼게 했다.



그래도 마무리는 만족스러웠다. 영화 초반부, 경찰의 미적지근한 대응에 대해서는 굉장히 답답하고 화가 났지만, 끝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인 기준과 희열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이 한 몸 바쳐 누가 뭐라 하든 직접 두 발로 뛰는 용기 있는 경찰이 있을 거라는 희망(?)도 느낄 수 있었다. 부디 이런 존경받아 마땅할 멋진 경찰들이 우리 곁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별 기대 안 하고 봤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