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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후기

빗도 2018. 1. 20. 16:34


어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가 진행 중이기에 다녀왔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엄청나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실제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참 인상 깊게 봤던 터라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져서 긍정적으로 출발했다.



지하 1층에서 입장하여 지상 1층으로 끝나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000원이었다. 줄을 서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입구에서부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나 같은 20대는 물론 꼬마 아이를 대동한 가족단위 관람객들과 40대 어른들도 제법 보였다. '역시 지브리의 명성은 건재하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기대감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하 1층은 사진 촬영이 불가해서 기록을 남길 수 없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역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들의 초기 컨셉안과 스케치, 그리고 모든 버전의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었다. 또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중 일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업 환경도 꾸며져있었다. 또한 과거 지브리의 브랜드 상품들 또한 전시되어있다. OST LP 앨범이라던지 소설, 코믹스, 각종 굿즈 등등....


스튜디오 지브리가 이렇게 많은 작품을 만들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 옛날, 요즘처럼 디지털 편집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당시에 100분이 넘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장면을 일일이 그렸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 과연 거장 소리를 괜히 듣는 게 아니었다.



이번 대박람회의 특별 테마는 "하늘을 나는 기계들"인데, 지하 1층에서 관람을 마치고 지상 1층으로 올라오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입체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계들을 입체조형으로 제작 및 전시해놓았으며, 비행에 관한 역사 및 지브리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치밀하게 노력한 흔적들이 만화식으로 설명되어있다.


관람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후에는 포토존이 있고 그 옆 기념품샵(굿즈샵)을 지나 퇴장하면 끝.



인형과 옷, 모형, 퍼즐, 음반, DVD, 악세서리 등등...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토토로 인형은 대박람회 한정 판매라고 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가오나시의 캐릭터 상품으로 '가오나시 동전 저금통'이 있었는데, 제법 귀여웠다. 가오나시가 들고 있는 접시에 동전을 올려놓으면 잠시 후 가오나시가 접시에 담긴 동전을 들이마신다. 깜빡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못 찍은 게 좀 아쉬움.

기왕 비싼 돈 내고 대박람회에 온 김에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이 될만한 무언가를 하나 사자고 마음먹고 찾다가, 세 번째 사진 속 마치 비주얼 가이드북 같은 책을 놓고 꽤 고민했다. 끝내 사진 않았지만 이것 외에는 굳이 여기서 사야만 하는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정판 토토로 인형 빼고. 물론 비주얼 가이드북과 토토로 인형도 인터넷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의 솔직한 관람 후기를 말하자면...... 돈 아까웠다. 작년에 갔던 '너의 이름은。展'때보다 더 볼게 없었다. 아니, 둘 다 볼 건 없었지만, 적어도 '너의 이름은。展'은 타키&미츠하 코스프레어분들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직접 원화를 대고 따라 그려볼 수 있는 체험 코스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반값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딱 그랬다. 물론 내가 지브리 작품보다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을 더 좋아해서 이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15,000원은 좀 너무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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