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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국내 개봉 1주년 및 잡담

빗도 2018. 1. 4. 23:38


재패니메이션의 새로운 역사를 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2017년 1월 4일에 국내 개봉을 했으니 오늘로써 딱 1주년이 되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했던 작품인 만큼 우리나라 수입사와 멀티플렉스는 개봉 1주년 기념 앵콜 상영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어쩌면 정말 마지막일지 모를 23번째 관람을 마쳤다.


나에게 있어서 2017년은 '<너의 이름은。>의 해'였다. 감동적인 스토리, 화려한 작화, 매력적인 캐릭터, 아름다운 OST. 전부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라 당연하게도 첫 관람만에 내 인생 애니메이션 영화가 돼버렸다.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너의 이름은。>에 빠져 지냈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당시 TV 프로그램에서 <너의 이름은。> OST가 흘러나오면 바로 울컥했을 정도.


애초에 살면서 내가 이렇게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져본 적이 이번 <너의 이름은。>이 처음인 것 같다. 덕분에 처음 해본 것들이 참 많다. 이렇게 극장에서 영화를 n 회차 관람한 것도 <너의 이름은。>이 처음이고, 관련 굿즈를 미친 듯이 모은 것도 <너의 이름은。>이 처음이고, <너의 이름은。>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디시에 회원가입 한 것도, OST 때문에 알게 된 밴드 '래드윔프스'의 내한 공연을 보러 콘서트장이란 곳을 가본 것도, 그리고 직접 영화의 장면을 찾아 성지순례를 떠난 것도 모두 <너의 이름은。> 덕분에 처음 해본 것들이다.


<너의 이름은。> 덕분에 지난 1년 동안 정말 즐겁고 재미난 기억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너무 미친 듯이 빠져있었던 탓에 그만 그 끝에 도달해버린 걸까? 오늘 23번째 관람을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항상 눈물을 쏟아내던 황혼과 스파클 부분에서조차. 나는 일명 '토끼공듀'가 돼버린 것이다. 하긴, 같은 영화를 23번이나 봤는데 여전히 설레고 처음 같을 순 없는 게 당연하다. 그래도 내게 <너의 이름은。>은 항상 처음같이 남아있을 것 같았는데, 오늘 그 끝이 와버렸다. 이젠 놓아줘야겠다. 사실 작년에도 이런 생각을 몇 번 했었는데, 이따금 <너의 이름은。>의 새로운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매번 가슴이 뛰어 번번히 놓아주지 못했었다. 그러나 오늘 깨달았다. 정말로 한동안은 정말로 가슴 뛰지 않을 것 같다는 걸.



그동안 모아온 수많은 굿즈들. 돌이켜보면 다 무 쓸모 해지겠지만, 그래도 버리지 않고 얌전히 잘 모아놓을 계획이다. 먼 훗날 이 사진과 구석에 모여있는 이 수많은 굿즈들을 다시 보게 된다면, "아! 나도 한때는 이렇게 무언가에 미친 듯이 빠졌던 때가 있었지."라고 느낄 수 있도록. 아마도 그땐 눈물이 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너의 이름은。>만큼 내 가슴을 뛰게 할 무언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게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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