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도의 블로그

[리뷰] 신과 함께: 죄와 벌 본문

잡담

[리뷰] 신과 함께: 죄와 벌

빗도 2018. 1. 3. 23:20


줄거리


저승 법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재판을 거쳐야만 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김자홍 씨께선, 오늘 예정 대로 무사히 사망하셨습니다."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차태현), 그의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이 나타난다. 자신의 죽음이 아직 믿기지도 않는데 덕춘은 정의로운 망자이자 귀인이라며 그를 치켜세운다. 저승으로 가는 입구, 초군문에서 그를 기다리는 또 한 명의 차사 강림(하정우), 그는 차사들의 리더이자 앞으로 자홍이 겪어야 할 7개의 재판에서 변호를 맡아줄 변호사이기도 하다. 염라대왕에게 천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삼차사들, 그들은 자신들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48번째 망자이자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 자홍의 환생을 확신하지만, 각 지옥에서 자홍의 과거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본 적 없고, 볼 수도 없는 저승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누구나 가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세계가 스크린을 통해 펼쳐진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신과함께>는 인간은 죽음 후 저승에서 각기 다른 지옥을 경험한다는 한국적 사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한국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지옥 재판을 무사히 거쳐야만 환생할 수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7개의 지옥 재판을 통해 사는 동안 그가 지은 크고 작은 죄들을 알아가는 자홍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를 응원하는 것은 물론 관객 모두가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모든 인간이 겪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서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희로애락을 다시금 떠올리고, 자홍의 이야기에 우리 자신을 투영하게 되는 것이다.



눈을 뗄 수 없는 귀인과 삼차사의 이야기


자홍이 주는 공감과 더불어 삼차사의 활약은 영화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 넣는다. 저승 삼차사들은 49명의 망자를 환생시켜야만 환생을 보장받을 수 있기에 자홍의 재판에 모든 노력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숱한 세월 망자를 변호하고 호위했던 그들조차 매 재판에서 만나는 고난과 숙제는 어렵고 그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는다. 또한 자홍의 재판을 어지럽히는 원귀가 출현하면서 차사들은 저승과 이승을 동시에 오가고, 그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이야기에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원작 웹툰과는 조금 다른 영화 <신과함께>


아쉽게도 나는 원작 웹툰을 접하지 못했다. 그래서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을 잘 알지 못했는데, 감독 인터뷰를 찾아본 결과, 저승 편, 이승 편, 신화 편 세 개로 나눠진 원작의 챕터 중 저승 편을 다룬 이번 <신과함께-죄와 벌>에서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압축시키기 위해 원작과는 궤를 달리했다. 등장인물 수를 줄이고 인물의 역할을 합치는 등의 작업을 통해 캐릭터의 집중도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원작 웹툰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메시지는 그대로 잘 살려냈다. 일평생 남을 위해 희생하고, 정의에 편에서 살아온 사람이지만 7개의 지옥 재판을 받는 동안 밝혀지는 이승에서의 크고 작은 일화들을 통해 삶을 다시 반추하는 과정은 굉장히 드라마틱했고, 이는 관객들에게 큰 감정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빛나는 조연


저승에서 재판을 주관하는 주심 재판장과 판관 역에도 연기 대가들이 함께 했다. 먼저 저승 세계를 총괄하는 염라대왕은 이정재가 낙점되었다. 등장할 때마다 주변을 압도하는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역시 이정재'라는 탄성이 나오게 한다. 살인지옥의 변성대왕 정해균, 나태지옥의 초강대왕 김해숙, 거짓지옥의 태산대왕 김수안, 불의지옥의 오관대왕 이경영, 배신지옥의 송제대왕 김하늘, 폭력지옥의 진광대왕 장광까지 저마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뽐내는 명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열전을 보는 것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라고 생각한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 듯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만족!


확실히, 유치하다면 유치한 내용과 허접하기 짝이 없는 CG는 일부 영화 매니아들에게 눈살이 찌푸려질듯하다. 하지만 감동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선 굉장히 만족스러울 만큼 훌륭한 감동을 선사받았다. 최근 1년간 영화 <너의 이름은。>, <아이 캔 스피크> 말고는 이렇게 눈물을 쏟은 영화가 없었다. 차태현의 훌륭한 연기 덕분에 자홍이라는 인물에 감정이 충분히 이입될 수 있었고, 그로써 자홍과 함께 반성하고 깨달으면서 많은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다만 감정 소모가 심해서 영화를 보고 나면 피로가 몰려온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이었다. <신과함께>를 보길 잘했다고 느낄 정도로 좋은 영화였다.


마지막 엔딩크레딧 직전에 잠깐 등장하는 마블리 마동석.... 벌써부터 다음 편이 기대된다.




+ 지난 영화 <1987>도 그렇고 이번 <신과함께>도 그렇고, 두 차례 롯데시네마에서 관람하는 바람에 포토 티켓을 만들지 못했다. 아쉬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