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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리뷰] 메리와 마녀의 꽃

빗도 2017. 12. 6. 02:56

지난 주말, 개봉하면 보려고 눈여겨보고 있던 애니메이션 <메리와 마녀의 꽃>이 무려 '핫딜+선관람' 조건으로 예매가 진행 중이길래 덜컥 예매했었다. 비록 CGV 영등포까지 다녀와야 했지만, IMAX 때문에 CGV 용산아이파크몰도 자주 다녔는데 이 정도쯤이야. 게다가 정식 개봉일보다 이틀이나 앞서 관람하는데 냉큼 달려가야지! 나름 기대하고 있던 애니메이션이었던 터라 역시나 일부러 예고편조차 보지 않은 채 일체의 사전 정보 없이 관람했다.



줄거리


시골마을의 붉은 저택으로 이사 온 소녀 메리는 숲에서 7년에 한 번만 피어나는 '야간비행'이란 불가사의한 꽃을 발견한다. 그 꽃은 일찍이 마녀의 나라에서 도난당한 금단의 꽃이었다. 단 하룻밤만 쓸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손에 넣은 메리는 마법 세계의 최고학부 엔도어 대학의 입학을 허가받지만, 메리가 한 거짓말이 커다란 사건을 불러일으키고 만다.



지극히 평범한 소녀 메리


메리는 늘 실수투성이다. 심성이 착하고 호기심 넘치며 늘 열성적이지만,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없고 자신의 빨간 곱슬머리에 대해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그래서 늘 자신의 장점을 증명하고 인정받고자 이것저것 도우려 애쓰지만 역시나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뛰어난 능력으로 거침없이 활약하는 여타 다른 마녀 이야기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그런 메리에게 마법 세계는 자신이 늘 동경하던 세상이었다. 비록 하룻밤뿐인 마녀의 꽃 덕분이기는 하나, 그곳에서 메리는 마법에 관해선 그 누구보다 뛰어난 천재이고, 늘 콤플렉스였던 빨간 곱슬머리는 최고의 마녀임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메리는 자신의 힘의 정체를 숨기고 거짓말한다. 한 번도 받지 못했던 인정을 마법 세계에서 잔뜩 받아버려 메리는 매우 기뻐하지만, 이내 자신의 힘에 대해 추궁당하자 겁에 질려 황급히 도망친다.



평범한 소녀를 영웅으로 바꾸는 힘


메리의 거짓말 때문에 자신의 친구가 마법 세계로 납치당하게 되고, 메리가 가졌던 힘의 정체가 탄로나 마녀의 꽃마저 뺏기게 된다. 더 이상 메리는 천재 마녀가 아니다. 마법 빗자루조차 제대로 다룰 수 없다. 이제 남은 거라곤 용기와 친구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뿐. 그리고 그것이 평범한 소녀를 영웅으로 바꾸는 힘이 된다. <메리와 마녀의 꽃>은 우연히 얻은 힘을 사용해 마녀로 성장하는 메리의 모습이 아니라,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마법이 아닌 스스로의 용기와 의지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메리의 모습에 더욱 집중해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역시 믿고 보는 지브리!


사실 영화 제작사는 '포녹 스튜디오'로, 엄밀하게 따지면 지브리 스튜디오가 아니다. 하지만 감독이 지브리 출신이고 스태프의 80% 정도가 마찬가지로 지브리 출신인데다 포녹 스튜디오 자체가 지브리에서 독립해서 나온 스튜디오인지라, 사실상 지브리 신작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일까? 작화부터 음악까지 전부 그냥 지브리 감성 그 자체다. 지브리 스튜디오 출신다운 감성과 색채, 그러한 감성을 그 누구보다도 좋아했던 많은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감성으로 찾아온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감성을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색채와 역동적인 그림체가 살아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올겨울,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까지 모두 만족시켜주는 영화가 한동안 뜸했었는데, 이번 <메리와 마녀의 꽃>이 그런 아쉬움을 충족시켜주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소재와 캐릭터들이 벌이는 신비로운 마법의 꽃과 마녀에 관한 이야기로써, 한쪽의 관객층에게 치우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 중 하나이지 않을까. 지브리의 감성뿐만 아니라 주제에서 주는 따뜻한 메시지가 공감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메리처럼 나도 한층 성장할 수 있길


영화가 끝나갈 무렵, 메리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고 머리를 매만진 뒤 만족스러운 얼굴로 씩 웃는다. 메리는 더 이상 자신의 빨간 곱슬머리를 싫어하지 않는다. 비록 이제 두 번 다신 마녀가 될 순 없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을 깨달았으니까. 메리처럼 나도 한층 성장할 수 있길 바라본다.



극장 스크린 광고와 포토 티켓, 팸플릿, 관람이 끝나고 나눠준 공식 포스터.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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