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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리뷰] 지오스톰 (IMAX 3D)

빗도 2017. 10. 22. 00:13

오늘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영화 <지오스톰>을 IMAX 3D로 감상하고 왔다. 일반 스크린으로 안 보고 굳이 보통 영화비의 2배를 내고 IMAX 3D를 고른 이유는 무엇보다도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탓이 컸다. 이전까진 한 번도 IMAX로 3D 영화를 본 적이 없었기에 재난 영화의 웅장함을 국내 최대 크기의 스크린인 용산 IMAX에서 3D로 생생한 입체감을 느껴보고 싶었다. 따라서 이번 리뷰는 영화에 대한 것과 더불어 용산 IMAX 3D에 관한 점도 적어볼까 한다.



*지오스톰은 어떤 영화?

가까운 미래,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 갖가지 재난이 발생한다. 일개 국가로는 대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인류는 '세계 정부 연합'으로 통합하게 되고,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세계 인공위성 조직망을 통해 날씨를 조종할 수 있는 '더치 보이'를 개발하여 지구의 기후를 조절한다. 하지만 더치 보이에 문제가 생기면서 두바이의 쓰나미와 홍콩의 용암 분출, 리우의 혹한, 모스크바의 폭염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수 없는 기상이변이 일어나게 되고, 세계 정부 연합과 더치 보이 관리팀은 기상이변 최악의 시나리오인 '지오스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인간이 기후를 조작한다'는 컨셉이 상당히 신선했고, 이로 인해 '지구의 대재앙이 시작됐다'라는 것 또한 이야기의 발단으로 적절했다. 전체적으로는 영화 <2012>와 비슷하고, 후반부에는 영화 <그래비티> 혹은 <마션>을 곁들인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방금 말한 세 영화는 자연에 의한 재난 또는 불의의 사고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인류 모두가 함께 협동하여 버텨낸 영화였다면, 이번 <지오스톰>은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일으킨 재난을 막아내는 영화라는 차이가 있다.



*의외로 허술한 느낌

예고편에서는 다양한 재해가 휘몰아치며 놀랍고도 기상천외한 재난(앞서 말한 두바이의 쓰나미와 홍콩의 용암 분출, 리우의 혹한, 모스크바의 폭염 등)이 메인이 되어 잔뜩 등장할 것만 같았지만, 사실은 허술한 CG와 함께 중간중간 잠깐씩만 등장한다. 그렇다. 이 영화의 메인은 자연재해보다는 주인공 일행의 탈출 및 지오스톰의 배후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2012>가 더 웅장하고 눈요기도 좋았던 것 같다. 또한 영화의 클리셰가 조금은 뻔했다. 물론 반전 요소가 조금 있었지만 그다지 놀랄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오히려 <지오스톰>에 대한 칭찬보다는 <지오스톰>에 비해 <2012>가 얼마나 잘 만든 영화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



*해외 영화 리뷰 사이트에선 혹평 대잔치

메타크리틱과 로튼토마토에서 <지오스톰>의 점수는 가히 바닥을 기고 있다. 로튼토마토는 아예 썩은 토마토 등급.... 우리나라의 관람객 평점은 8점 초반대로써, 남들이 재미없다는 영화도 웬만해선 재밌게 잘 보는 나로써도 딱 8점 정도가 적당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정말 최대한도로 쳐도 9점은 절대 넘길 수 없는 영화라고 봄.

그래도 감동은 살아있었다. 재난 영화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의 희생'에 있어서는 나름 감동적이게 잘 연출했다. 억지 감동은 아니고 좀 뻔한 감동인데, 그래도 주인공 형제의 '뜨거운 형제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펑펑 울 정도는 아니었으나 가슴 찡한 느낌.


총평을 하자면, 그냥저냥 볼만하지만 엄청 재밌다고 느끼기엔 부족한, 적극 추천하기엔 망설여지는 정도의 영화라고 생각함.


(영화 시작 전 인증 겸 3D 전용 안경을 들고 광고 화면을 찍어봤다)


스크린은 두말할 것 없이 큼지막하니 아주 좋았다. 괜히 용산 IMAX를 고집하는 게 아니다. 자리는 어김없이 K 열로 예매. 개인적으로 최고 명당이라 생각하는 위치다. K 열 중에서도 정중앙인 22, 23 좌석이었으면 좋았겠으나 26, 27 좌석이었다. 그래도 스크린이 워낙 커서 우측이라는 느낌이 들진 않았다.

다만 3D는 조금 미묘했다. IMAX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IMAX 카운트다운 때는 정말 오줌 지릴 정도로 온몸에 소름이 돋았으나, 정작 영화에서는 소름 돋을 만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3D의 깊이감이라고 해야 할까, 꽤 여러 장면에서 이 깊이감 때문에 자막과 화면을 번갈아 볼 때 꽤나 고생했다. 물론 나만 그런 걸지도 모른다. 스크린 탓인지 영화를 3D로 제작하는 과정 탓인지 모르겠으나, 이전까지 3D 영화를 볼 때마다 영화마다 죄다 깊이감이라던가 하는 느낌이 달랐으므로 영화별 특색이려니 생각함. IMAX 3D는 처음이라 굳이 이걸로 보긴 했다만, 차라리 2D로 선명하게 감상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IMAX 3D를 <지오스톰> 하나로 섣불리 평가할 순 없기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영화를 다시 IMAX 3D로 감상해봐야겠다.


☞ 다음 관람 예정 영화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토르: 라그나로크>,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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