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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7 서울세계불꽃축제

빗도 2017. 10. 1. 02:38

올해도 어김없이 참가했다. 친구들과 함께 가고 싶어서 물어봤는데 그다지 반응이 없길래 가족과 함께 갔다. 워낙 유명한 연례행사인 만큼 긴 말 필요 없이 간단하게 이번에 자리 잡은 위치와 올해 행사의 느낀 점, 그리고 사진/동영상과 감상평으로 글을 끝내겠다.


1. 위치



지난 2년간 [뷰 개판]이라고 적어놓은 '여의나루역 앞'과 [자리선점 지옥]이라고 적어놓은 '63빌딩 앞'에서 크나큰 고통을 겪어봤기에, 이번엔 눈여겨보았던 맞은편 [명당]이라고 적어놓은 '이촌지구' 쪽으로 향했다.

확실히 이촌지구 쪽이 명당이 맞았다. 그 이유로는 ①경사면에 자리를 잡기 때문에 앞사람에 가려져서 아래쪽을 못 보거나 돗자리 놔두고 일어서서 구경해야 하는 불상사가 전혀 없으며, ②뷰를 가리는 장애물(나무/간이 천막/방송차량 등)이 여의도 한강공원 쪽보다 적고, ③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어서 자리 경쟁이 덜 치열하다. 하지만 당연히 단점도 존재하는데, ①자리가 굉장히 불편하고 경사면이 제법 위험하며, ②뷰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는 대신에 그만큼 낮에 그늘이 전혀 없고, ③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거의 없고 너무 멀다.

모든 행사가 다 그렇듯 어차피 사람 많이 몰리는 곳에선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고생하는 부분이 있는데, 불꽃놀이를 정말 제대로 보고 싶다면 좀 더 고생스러워도 이촌지구 쪽으로 가는 것이 옳다.



이촌지구에서 경사면에 자리를 잡으면 이런 뷰가 나온다.


2. 행사 느낀 점


(1) 작년까지만 해도 모두를 위해 텐트 설치는 자제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곳곳에 배치되어있었는데(물론 전혀 강제하진 않았지만), 올해는 아예 포기했는지 그런 문구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텐트.... 진짜 매년 열받는다. 배려심이라곤 조금도 없는 아주 이기적인 사람들 같으니라고. 텐트를 쳐버리면 뒤에 앉은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결국 일어서서 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텐트 뒤의 모든 사람들은 줄줄이 일어서서 봐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 제발 텐트 설치를 강력하게 제재하고 아예 금지시켰으면 좋겠는데.

(2) 올해는 주최 측인 한화에서 이벤트 석을 마련했는데, 응모를 통해 당첨된 사람들은 최고의 VIP 명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근데 그 넓고 좋은 자리를 굉장히 낭비스럽다 싶을 정도로 마련해놔서 그 외 자리에 경쟁이 보다 치열해졌다. 당연히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은 좋았겠지만,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된 느낌이랄까. 그냥 내년부터는 다시 공평하게 개방했으면.

(3) 매년 갈수록 간이 천막과 방송차량의 뷰 방해가 더 심해져 가는 느낌. 이 때문에 예전과는 명당이 많이 달라졌다. 옛 명당자리엔 죄다 뷰 방해 요소가 존재한다. 이촌지구 쪽을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3. 사진/동영상


디카가 아닌 폰카로 촬영.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라서 그냥 기념/인증용으로 올려본다. 시간순으로 올렸으므로 미국-이탈리아-한국 순서이고, 동영상은 용량 문제로 한국 편만 끊어서 찍었다. 동영상은 현장감을 위해 마이크 구멍을 막지 않고 일부러 소리가 다 들리게 찍었는데, 너무 멋있어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소리 찢김 주의!


- 사진



- 동영상(한국)



4. 감상평


시작은 미국으로, 위로 높게, 크고 강하게 폭죽을 쏘아댔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잡힌 무난한 연출이었다. 두 번째 순서인 이탈리아는 질보다 양이라는 느낌으로 작지만 쉴 새 없이 폭죽을 쏘아댔다. 화약 연기가 정말 자욱할 만큼 쏘아댔지만 컬러풀하거나 특별히 멋진 폭죽은 없었다. 마지막 한국은 작년처럼 노래에 맞춰 나름 연출에 신경을 썼다. <라라랜드> OST와 '안녕 바다 - 별빛이 내린다' 곡이 인상적이었다. 초반은 굉장히 감질나서 솔직히 실망할 뻔했는데, 마지막에(4번째 동영상) 아껴둔 모든 에너지를 터트렸고, 이는 매우 임팩트가 컸다. 이 순간을 위해 오늘 이 고생을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지난 2년, 그리고 내가 아주 어렸을 적 보았던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무색할 만큼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뷰를 오늘에서야 봤다. 다행히 날씨도 춥지 않았고 정말 만족스러웠다. 내년에 또 참가하게 되면, 누구와 함께 오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지만, 다시금 오늘의 이 자리로 내가 이끌어 함께 최고의 뷰를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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