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도의 블로그
[리뷰] 킹스맨: 골든 서클 본문
화려한 액션과 멋진 배우, 살짝 B급 영화의 느낌을 풍기는 재미난 연출로 뜻밖의 큰 재미를 줬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다시 돌아왔다! 대부분의 경우 1편이 성공했을 경우 2편부터는 1편만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 <킹스맨: 골든 서클>은 1편만큼 재밌었다. 처음 후속작 얘기가 나올 때부터 기대가 컸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클까 봐 걱정했었는데, 기우였다.
나는 정말 기대하는 작품의 경우, 사전 조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줄거리는 물론이고 예고편까지 일부러 피하는 정도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기 전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영화 포스터에 주인공들과 함께 떡하니 서있는 '해리'였다. 이상했다. 분명 1편에서 죽었을 터인데 어째서 포스터에 함께 있는지. 해리 때문에라도 난 이번 편을 볼 수밖에 없었다.
IMAX 포맷으로도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같이 용산 IMAX 상영 시간표를 확인했다. 하필 아침에 바빠서 그날따라 미처 확인을 못했던 날에 정말 거짓말처럼 원래 계획했던 날짜의 상영 시간표가 올라와서 명당을 놓쳤지만, 열심히 새로고침 하며 기다린 끝에 나쁘지 않은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영화는 용산 IMAX 정도는 봐줘야 어디 가서 영화 제대로 봤다고 말하지!
이번 편은 부제목에 적혀있는 '골든 서클'이라는 마약 조직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역시 <킹스맨>에 등장하는 악당들은 항상 스케일이 크다) 마약 합법화를 주장하며 인질극을 펼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주인공이 속해있는 '킹스맨' 조직과 형제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스테이츠맨' 조직이 사투를 벌인다. 그렇다! 우리의 주인공 에그시는 이번에도 전 세계를 위해 열심히 일한다! 보다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장비들을 이용하면서 말이다.
작 중 등장하는 미국 대통령은 굉장히 극단적인 캐릭터인데, 어쩐지 현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떠올랐다. 어차피 마약은 불법이니 골든 서클 조직과 마약을 이용한 사람들 모두 일망타진하자는 대통령.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치료를 목적으로 투여한 무고한 환자들조차 내쳐선 안된다는 총리의 말 또한 납득이 갔다. 참 어려운 문제다.
영화 초반부, 킹스맨 조직은 이번에도 수장과 동료들을 잃고 만다. 큰 비중이 없는 인물들이라고는 해도 한 조직의 임원급인데, 그들은 참 허무하게도 쉽게 사라진다. 게다가 랜슬롯까지! 이렇게 엄청난 전개를 초반부터 막 뿌려도 되나 싶어도, 이미 영화는 빠른 템포로 흘러가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킹스맨>은 항상 템포가 빨랐다. 1편에서 해리의 죽음도 엄청난 사건이었음에도 순식간에 지나갔고, 슬퍼할 틈도 없이 빠르게 영화는 하이라이트로 달려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이러한 빠르고 시원스러운 전개가 오히려 영화를 쉽게 예측할 수 없도록, 그리고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촉진시킨다.
수장과 동료를 잃은 에그시와 멀린은 '최후의 날' 규약을 통해 형제 조직인 스테이츠맨('맨'자 돌림인 듯)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곳에서 해리와 재회하게 된다! 하지만 해리는 기억을 잃은 상태. 내가 궁금해마지않던 해리였지만, 그의 첫 등장은 반가움보다는 안타까움과 측은함이 앞섰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다시 예전의 젠틀함과 노련미를 되찾았을 땐 정말이지 굉장히 기뻤다.
킹스맨 조직은 양복점에서부터 시작했듯 스테이츠맨 조직은 양조장에서부터 시작했다. 미국 남부 켄터키 지방에 기원을 둔 조직이라 굉장히 카우보이 마초 느낌이 물씬 난다. 물론 그들의 장비에서까지도.
1편의 대사와 장면을 다시금 재현하는 건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다. 포인트를 잘 잡아서 재현했고, 그로 인해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제법 있었다. 전체적으로 재밌는 장면이 많았다. 하긴 애초에 액션/코미디 장르니까. 조금 고어틱한 연출도 있긴 하지만 역시나 B급 영화처럼 적절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엘튼 존'이 영화에 등장한다! 명성에 비해 참 무자비하게 굴려지지만, 극 중 꽤 큰 역할을 한다. 뭐랄까, 귀엽다. 비록 난 영화를 보기 전에 그가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도 몰랐고 애초에 그가 얼마나 유명한 아티스트인지 알지 못했지만....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곡이자 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OST 곡은 '존 덴버 - Take Me Home, Country Roads'다. 영화 후반부, 멀린이 이 곡을 부를 때엔 정말이지 슬픔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후속편을 암시하거나 쿠키영상이 존재하진 않았다. 쿠키영상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그대로 퇴장하셔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1편도 이렇지 않았던가? 3편 또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벌써부터 생기는군.
정말 재밌는 영화였다. 게다가 국내 영화관 중 최대 규모인 용산 IMAX에서 관람하니 특히나 더 만족스러웠다.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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