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랙 팬서 (IMAX 3D)

지난번 <토르: 라그나로크>에 이어서 이번에도 그때의 그 친구와 함께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블랙 팬서>를 IMAX로 관람했다. 다만 이번엔 2D가 아닌 3D로만 상영하기에 어쩔 수 없이 IMAX 3D로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IMAX 3D는 굉장히 별로였다.(이에 대해서는 뒤에 서술하도록 하겠다.) 예고편이 너무 멋있어서(특히 추격신에서 자동으로 블랙 팬서 슈트가 입혀지는 장면) 기대가 컸었는데, 설마 그게 그나마 눈 호강 할만한 액션의 전부였을 줄은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네이버 영화 <블랙 팬서> - 포토'란에 이런 자료를 제공해주기에 올려본다. 이번 <블랙 팬서>는 와칸다 왕국의 왕이 된 '티찰라'가 왕좌와 와칸다 왕국을 지키기 위해 빌런들을 상대한다. 와칸다 왕국에서만 채굴되는 지구 최강의 광물 비브라늄을 약탈하는 '클로'가 서브 빌런으로, 와칸다 왕국의 방식에 불만을 품고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왕좌를 놓고 싸우는 '킬몽거'가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왕좌와 왕국도 지켜야 하고, 선대의 잘못도 바로잡아야 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과도 싸워야하는 꽤 골치 아픈 상황에 놓여있지만, 믿음직하고 훌륭한 조력자들이 티찰라를 보좌한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와칸다 왕국의 모습과 그곳에서 와칸다만의 방식으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모습이 꽤 멋지게 다가왔다. 비브라늄을 이용해 기술력이 고도화된 왕국의 모습, 마찬가지로 비브라늄을 이용해 첨단 장비를 만들어내는 와칸다의 공주이자 과학자인 슈리, 비록 총에 비해서는 원시적인 무기인 창이지만 현대식 군대에 뒤지지 않는 강인한 전투력을 가진 여전사 오코예, 그리고 그들을 다스리기 위해 왕이 되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티찰라 등 와칸다 왕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색 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티찰라와 그의 조력자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반면 메인 빌런인 킬몽거는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저 복수심에 불타 쳐들어온 특수부대 출신의 외부인 1 딱 그 정도였다. 킬몽거가 복수를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만, 그에게서 와칸다 왕국의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그래서 킬몽거가 정통성을 내세우며 침략하는 모습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다.

우리나라 부산에서 <블랙 팬서>를 촬영한다고 떠들썩했던 것에 비해 그 중요도나 분량은 코딱지만큼 이었다. 지난번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한국 배우 '김수현'이 등장해 꽤 비중 있는 역할을 연기했었는데, 이번 부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냥 한국 팬들을 위해 억지로 넣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래도 괜스레 반가운 건 사실이다. 이래서 요즘 중국 시장을 노리고 중국풍, 중국 배경의 영화를 많이 찍는 거구나라고 생각해본다.

부산은 그렇다 치고, 극 중 와칸다의 왕으로 정식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식 중 그 마지막으로 선대 왕을 만나는 의식이 있는데, 이 장면이 꽤 멋지다. 해가 거의 다 저물어가는 어스름한 저녁, 형형색색의 오로라가 펼쳐져 있는 드넓은 초원이 배경으로 나오는데, 굉장히 몽환적이고 아름답다. 확실히 이 부분은 IMAX 3D로 관람해서 정말 좋았다.

이미 <지오스톰>을 IMAX 3D로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어서 이번에도 썩 내키진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IMAX 3D의 진가는 영화 시작 전 IMAX 카운트다운 때만 발휘되었고, 이후 본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그저 눈만 피곤할 뿐이었다.(그래도 앞서 말한 선대 왕을 만나는 의식 부분의 초원은 유일하게 만족스러운 부분) 이전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이번에도 영상과 자막의 초점이 따로 노는 장면이 제법 있었고, 2D에 비해 훨씬 선명하지 못했다. 다음부턴 꼭 2D로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는 대만족은 아니고 그냥저냥 볼만한 정도였다. 코믹한 부분은 별로 없었으며, 앞서 말한 것처럼 와칸다 왕국만의 특색 있는 모습은 신기했으나 스토리 측면에서는 굉장히 평범하고 무난했다. 현재 평점이 8점 초반으로 책정돼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평점에 공감한다. 8점 정도가 딱인 듯.

+ 쿠키영상은 총 두 개. 요즘은 항상 두 개를 넣는 듯. 이전의 '캡틴 아메리카'같은 낚시성 쿠키는 없지만 둘 다 중요한 영상은 전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