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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소감

빗도 2018. 2. 12. 20:25

<뱅드림> 오픈 직후부터 7일간 즐기면서 느낀 것.



나는 리듬게임은 잘 못하지만 참 좋아한다. 모든 리듬게임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정확히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수록된 리듬게임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게임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 카카오 게임즈에서 일본의 인기 모바일 리듬게임 3종을 서비스한다고 했을 때, 그중 하나가 혹시 <데레스테>나 <밀리시타>가 아닐까 굉장히 기대를 했었는데, 실상은 <뱅드림>이었다. 기대했던 게임이 아닌 데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리듬게임이라 실망이 꽤 컸는데, 조금 검색해보니 다양한 커버 곡을 내세워 나름 잘 나가는 리듬게임이더라. <뱅드림>의 커버곡 중에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OST 들과 내가 좋아하는 보컬로이드 곡까지 있었다. 그래서 관심이 갔고, 그렇게 CBT까지 해보고 정식 오픈부터 지금까지 재밌게 즐기고 있다.



우선 <뱅드림>을 처음 실행하고 느낀 점은 '오! 생각보다 2D Live도, 인터페이스도, 상당히 공들여서 만들었구나.'였다. 계정 레벨이 오를수록 캐릭터 커뮤니케이션 또는 메인 스토리가 점차 해금되고,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곡이 추가되는 방식은 여타 리듬게임과 다를 게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기존에 내가 주로 플레이하던 <데레스테>와 <밀리시타>와 비교하면, 메인 화면은 이 둘을 섞어놓은 듯했다. 뷰는 <데레스테>의 스타일이지만 캐릭터들이 재잘거리는 대화를 터치하여 읽을 수 있다는 점은 <밀리시타>와 같았다.


카카오 게임즈를 통해 정식으로 한글로 번역된 게임이다 보니 음성을 제외한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번역되어있다. 덕분에 <데레스테>와 <밀리시타>에서 전혀 읽을 수 없었던 스토리와 캐릭터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좋았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개인적으로 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주인공인 '나'가 프로듀서로써 '내 담당 아이돌'을 키운다는 느낌의 <데레스테>, <밀리시타>와는 달리 <뱅드림>에서의 '나'는 그저 서클의 관리 직원일 뿐 다섯 밴드 모두 '내 밴드'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캐릭터들에게 그다지 애정이 가질 않는달까?



<뱅드림>이 다른 리듬게임과 차별화된 부분은 '라이브'를 '멀티'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데레스테>의 상시 오픈 이벤트인 '라이브 퍼레이드'도 마찬가지로 다른 유저들과 라이브를 멀티로 진행할 수 있지만, 스코어로 개인 간 '경쟁'을 하는 <데레스테>와는 달리 <뱅드림>은 유저 각각의 스코어를 모두 합산하여 랭크를 매기는 '협력'이라는 점이 다르다. 경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 물론 멀티 5인 모두 각각의 스코어가 결과 창에 나타나고 실제 총합 스코어에도 각각의 비율을 볼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나 또 꼴찌 했네.' 혹은 '저 사람한테 졌네.' 식의 패배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즉, 실력자는 자신의 스코어를 마음껏 뽐내며 기여도를 자랑할 수 있고, 초심자는 고수들의 스코어 덕분에 혼자 진행할 때보다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멀티의 음악 선곡은 유저 다섯 명이 각각 자신들이 원하는 곡을 선택하면 그중 한 곡이 랜덤으로 선택되는 식. 선곡을 하고 싶지 않다면 선곡 위임으로 선곡을 포기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멀티를 하다 보면 인기 있는 곡 몇 개만 주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그렇기에 아예 닉네임이 'OO곡나오면탈주'인 유저도 존재한다. 내가 실제로 만났던 OO 곡 탈주 유저는 다행히 그 판에 해당 곡이 나오지 않아서 무사히 진행됐지만, 만약 이렇게 시작도 전에 누군가가 접속을 끊어버리면 매칭을 새로 잡아야 돼서 귀찮다.


솔로든 멀티든 부스트(피로도)가 0일 때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좋다.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소리! 대신 부스트가 0일 땐 보상이 굉장히 조금 들어온다. 라이트 유저는 부스터가 채워지는 대로 가끔씩, 하드 유저는 무제한으로 계속 플레이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여타 다른 리듬게임과 똑같지만, <뱅드림>은 무려 7키다. 난이도 관계없이 무조건 7키. 기존에 <데레스테>와 <밀리시타>를 주로 했던 터라 노트가 떨어지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적응이 상당히 힘들었다. 게다가 <뱅드림>은 노트 판정도 굉장히 엄격하다. <밀리시타>와 비교하면 나름 엄격하다고 느껴졌던 <데레스테>의 판정이 <뱅드림>에 비하면 굉장히 후하게 느껴진다. <뱅드림>에도 마찬가지로 '플릭 노트'가 있는데, 빨간색 마름모꼴로 등장한다. 튜토리얼에서는 이 플릭 노트를 위로 슬라이드 하라고 되어있는데, 이렇게 하면 절대로 안 된다. 그것도 모르고 난 이 플릭 노트와 한참을 씨름했다. '위 방향만 제외'하고 좌, 우, 아래, 대각선 모두 가능하다. 나는 주로 좌, 우 슬라이드를 이용한다. 단, 여전히 플릭 노트의 판정은 유독 까다롭다. 풀 콤보가 끊기는 거의 대부분이 바로 이 플릭 노트 때문. 특히 1번 7번 라인 동시에 떨어지는 플릭 노트가 제일 말썽이다. 굉장히 짜증 나는 부분.


내 기준으로 체감 난이도는 <뱅드림>의 하드가 <데레스테>의 프로 수준으로, 앞서 말한 플릭 노트만 주의하면 손쉽게 풀 콤보 달성이 가능하다. 단 <뱅드림>의 익스퍼트의 경우 악곡 레벨 25 이상부터는 <데레스테>의 마스터+ 정도의 난이도로 느껴진다. 우선 하드 난이도 올 풀 콤보부터 달성하고 익스퍼트를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채보 퀄리티는 <데레스테>쪽이 정말 압도적으로 좋은 것 같다. <데레스테>를 처음 접할 땐 '부탁할게! 신데렐라'를 비롯한 유명한 몇 개의 곡을 제외하곤 지금의 <뱅드림>과 마찬가지로 전부 처음 듣는 곡들이었는데, 그럼에도 <데레스테>쪽이 훨씬 감각적으로 쉽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정말 들리는 대로 노트가 딱딱 맞아떨어져서 깔끔했다. 하지만 <뱅드림>은 들리는 노래와 노트가 좀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의 'Butter-Fly', 애니메이션 <아노하나(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의 엔딩곡 'Secret Base' 등 내가 좋아하는 유명한 곡들이 제법 수록되어있다. CBT 때는 커버 곡이 훨씬 많았는데, 아무래도 정식 오픈하고 나서부터는 천천히 공개하려는 듯하다. 어서 CBT 때 주로 플레이했던 '내일의 밤하늘 초계반' 곡이 공개됐으면 좋겠다.



운 좋게도 오픈 기념 뽑기에서 카스미 4성이 떠줘서 시작이 좋다. 다만, 스킬 발동도 <데레스테>나 <밀리시타>에 비해 텀이 길어서 4성 캐릭터를 얻는다고 게임이 눈에 띄게 쉬워지지도 않고, 4성 캐릭터라고 크게 다를 것도 없어서 굳이 리세마라를 한다던가 과금을 하면서까지 얻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데레스테>랑 <밀리시타>는 SSR 캐릭터는 전용 의상도 있고, 무엇보다 MV 모드가 존재해서 캐릭터를 구경하는 재미라도 있는데 <뱅드림>은 플레이 시 배경에 SD 캐릭터가 보이는 게 전부라 과금할 생각이 들진 않음. 심지어 3성 캐릭터는 이벤트 누적 점수 보상으로 준다. 유저 입장에선 혜자 게임인데, 막말로 카카오는 어떻게 수입을 얻을 생각인지.... 1년도 안 돼서 매출 적자로 서비스 종료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겨우 오픈 일주일째인데, 곧장 이벤트도 시작하여 오늘이 첫 이벤트 마감일이다.(사실 CBT 때도 이벤트는 진행했었다. 보상도 줬는데 어차피 CBT 마감하면서 초기화됐으니....) 1만 등 안에 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1만 등의 벽이 두텁다. 곧 마감이라 빨리 이벤트를 마저 달리러 가봐야 할 듯.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아서 재밌게 즐기고 있다. 다만 모바일 게임을 <뱅드림>, <데레스테>, <밀리시타> 3개나 하려니 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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