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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너의 이름은。> & <언어의 정원> 도쿄 성지순례

빗도 2017. 12. 19. 23:15

이번에 일본 도쿄로 여행을 가게 되어 그동안 늘 꿈꿔오던 '<너의 이름은。> & <언어의 정원> 도쿄 성지순례'를 도전해봤다. '도쿄 내' 장소라는 이점과 <너의 이름은。>의 열풍으로 수많은 팬들이 다녀간 덕분에 자료와 후기가 굉장히 많았다. 덕분에 사전 조사 또한 간편했고 성지순례가 처음임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성지순례를 마칠 수 있었다.


사전 조사는 일본의 여행 계획 공유 사이트인 'Holiday'의 '너의 이름은 성지 : 도쿄 편(링크)'을 참고했다. 정말로 이 사이트 하나만 있으면 모든 준비가 끝일 정도로 완벽하게 가이드 되어있었다. 애니 속 장면과 실제 사진의 제공은 물론,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포인트의 주소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구글 지도에 목적지로 입력되어 정말 간편했다. <언어의 정원>의 경우 신주쿠 공원이 주 무대인 만큼 신주쿠 공원 내의 장소만 다니기로 마음먹고 따로 찾아보진 않았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쓸데없이 먼 곳은 제외했고, 공사 중인 곳도 제외했음. 내가 머물던 숙소 쪽인 아오야마잇초메에서 출발하여 시부야를 마지막으로 끝마치는 루트로 계획했다. 출발부터 신주쿠까지는 반시계 방향으로 잘 돌다가 갑자기 롯폰기로 건너뛰는 게 좀 비효율적이긴 했지만, 그 유명한 시부야 역전 교차로의 인파를 보기 위해서 굳이 사람이 몰리는 퇴근시간에 맞춰 마지막으로 도착하게끔 했다.


그리하여 내 최종 성지순례 루트는 이러했다.

1. 요쓰야 역 그룹 : F - V - W

2. 신주쿠쿄엔마에 역 그룹 : E - 신주쿠 공원(언어의 정원)

3. 시나노마치 역 그룹 : T - J

4. 신주쿠 역 그룹 : R - B - A - P - C

5. 롯폰기 역 그룹 : H - I

6. 시부야 역 그룹 : K


스마트폰 구글 지도를 이용하여 역 간 지하철/도보 이동 시간을 확인한 뒤 추가로 지하철 기다리는 시간을 각 5분씩 더 추가하고, 각 그룹별로 30분씩 할당한 후 점심시간 50분 추가, 그리고 그 외 예상치 못한 시간 낭비 1시간을 추가로 잡는 등 꽤 넉넉하게 계산했다. 그 결과 느긋하게 오전 10시 출발, 성지순례 루트의 최종 도착지인 시부야 역까지 500분, 약 오후 6시 20분 도착으로 예정됐다. 실제로 조금 헤맨 구간도 있고 해서 대략 6시 30분쯤 시부야 역에 도착하며 성지순례를 마칠 수 있었다.


아래부터는 성지순례 사진.


1. 요쓰야 역 그룹 : F - V - W


*F



*V



*W



두근두근 들뜬 마음으로 처음 도착한 요쓰야 역 그룹. 시작부터 애니와 똑같은 장면이 눈에 들어와서 굉장히 신났다. 순조롭게 촬영 후 <너의 이름은。>의 엔딩 장면인 '스가 신사 계단'까지 도착. 엔딩이 엔딩인지라 너무나 감명 깊은 장소였다.




2. 신주쿠쿄엔마에 역 그룹 : E - 신주쿠 공원(언어의 정원)


*E



*신주쿠 공원(언어의 정원)



*언어의 정원 포인트(지도)



<언어의 정원>의 주 무대였던 신주쿠 공원의 경우 신주쿠쿄엔마에 역에서 공원으로 입장할 수 있는 입구가 두 군데가 있는데, 애니에 나온 입구는 1번 출입구 쪽인 신주쿠 문이고 다른 한 곳은 2번 출입구 쪽인 오키도 문이다. 내가 갔을 땐 무슨 이유에서인지 신주쿠 문 쪽이 개방되어있지 않아서 아쉽게도 오키도 문으로 입장했다. 그래서 애니의 장면과는 많이 다르다. 개찰구의 경우 QR코드 티켓으로 바뀌어있었다.

공원 입구 쪽에 한글로 된 공원 지도가 있다. 지도를 보면서 이동하면 손쉽게 정자 포인트에서 애니 속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너의 이름은。>에서 타키가 일하던 이탈리아 레스토랑 'IL GIARDINO DELLE PAROLE(The Garden of Words 언어의 정원)'는 오키도 문 앞에 위치해있어서 가는 길에 찍기 좋았음.




3. 시나노마치 역 그룹 : T - J


*T



*J



애니의 장면과 너무도 똑같아서 정말 놀랐다.




4. 신주쿠 역 그룹 : R - B - A - P - C


*R



*B



*A



*P



*C



역시나 애니의 장면과 너무도 똑같아서 신기했다. 가장 큰 아쉬움과 실수는 '미츠하가 타키를 만나러 도쿄를 찾아 헤매다가 지쳐서 승강장에 멍-하니 앉아있던 바로 그 요요기 역'을 놓쳤다는 점. 지도와 루트 확인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실수로 요요기 역을 지나쳤다. 굉장히 중요한 장면인데.... 또한 경찰서 앞 신호등의 경우 애니와는 다른 구도에서 찍었다는 점과 마지막 신주쿠 역전 유니카 비전을 인근 고층 건물에서 찍지 못했다는 점.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좀 더 신경 써서 찍었을 텐데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5. 롯폰기 역 그룹 : H - I


*H



*I



*보너스



원래는 타키와 오쿠데라의 데이트 장면에 나왔던 '롯폰기 힐즈 전망대'도 계획에 있었는데,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서 패스했다. 국립 신 미술관은 내부가 너무 어두워서 카메라 감도를 최대한 올렸더니 노이즈가 지저분해서 망했음. 그리고 이건 전혀 예상치도 못했는데, 내가 갔을 때 신카이 마코토 10주년 기념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어쩐지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니. 사전에 알았더라면 계획에 넣었을 텐데 아쉽게도 출구 쪽만 슬쩍 구경해봤다. 공식 굿즈들을 총망라해서 판매 중이던데 역시나 진한 아쉬움이....




6. 시부야 역 그룹 : K


*K



<너의 이름은。>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도 등장했을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시부야 역전 스크램블 교차로'. 애니 장면의 구도는 도저히 찍기가 힘들어서 2층 스타벅스에 올라가 교차로를 동영상으로 촬영해봤다. 제법 진풍경이었음.


이렇게 내 생에 첫 성지순례가 끝났다.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됐지만 생각보다 너무 일이 술술 풀려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애니 속 장면을 실제로 방문하니 어쩐지 내가 애니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면서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이 맛에 사람들이 성지순례를 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성지순례를 이틀로 계획하면 애니 속 장면의 시간대까지 맞추면서 촬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이라도 아쉬움은 항상 남는 법.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미처 방문하지 못했던 장소들을 추가로 방문해보고, 이번에 아쉬웠던 사진들은 더 완벽하게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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