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도의 블로그
[추천 음악] 팻두 - 보리차를 사랑한 아나콘다(보리콘다) 본문
"너 보리강 알아?"
"보리강?"
"응. 어떤 사람이 보리차를 엄청 떨어뜨려서 보리강이 됐대.
거기서 목욕하면 엄청 윤기나고 오래오래 산대."
"같이 가자."
"난 사양하겠어. 인간들의 마을이라 접근하기도 힘들구,
가서 돌아온 뱀들이 아무도 없다드라구."
"와! 엄청 행복한가부네. 맨날 보리강에서.... 나도 목욕하러 갈래~"
"에이, 위험할텐데."
"모험을 즐기자구~"
"그래, 조심히 다녀와~"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난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난 11m짜리 아나콘다
녹색 바탕에 검정색 무늬가 나있단다
몸통의 근육이 매우 발달하여 사슴같은
먹이를 골라서 몸으로 꽉 졸라서 먹는다
오늘은 보리마을에 놀러가려 해
방울뱀한테 어제 전해들은 얘긴데
우연히 누군가 강에 보리차가 잔뜩 든 가방을
떨어뜨려서 보리차 강이 되어버렸대
보리차강에 목욕하면 향기로워
너무나 달콤하고도 깊은 맛이 감미로워
하지만 그곳은 인간들이 사는 동네
위험을 감수하고 갈 가치가 충분했네
"꺼져, 이 아나콘다야! 누굴 쳐먹을라구!"
맨날 근처만 가도 쫓겨나는 아나콘다
저 강에 꼭 가고 싶은데 나 어떡해 그때
마침 어느 소녀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네
"안녕, 아나콘다야? 너 참 크고 무섭게 생겼다."
"아니야, 난 무섭지 않아. 그냥 몸집이 클 뿐이야."
"근데 여기는 무슨일이야? 나 잡아먹으러 온거야?"
"아니야, 난 보리차강에 가려고 왔어."
"보리차강엔 왜?"
그냥 거기서 헤엄치고 싶어
너무 향이 좋다 그래서 맘껏 마시고 싶어
"그렇구나. 내가 먹여줄께, 따라와."
"괜찮을까? 나 어제 돌 맞아서 74번째 척추뼈가 휘었어!"
"괜찮아, 보리 좋아하는 콘다야.
어? 보리콘다 어때? 니 이름 보리콘다 좋다!"
보리콘다 맘에 든다
그녀를 따라갔어 계속 계속
보리콘다 보리콘다
너만을 사랑하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해버린 보리콘다
바보같은 뱀 보리콘다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난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그녀는 보리차로 내 몸을 씻겨줬어
찰랑거리는 긴 쌩머리에서 향긋한 냄새
그녀로 인해서 내 상처들은 다 치유됐어
외롭게 사랑받지 못했던 지난 인생
그녀는 사랑으로 날 안아줬지 따스하게
내 곁으로 와 내 긴 혀로 너에게 키스하게
"으, 혀가 얇아서 키스도 못하잖아~"
"그럼 안아줄께! 에잇!"
"아핫, 숨 막혀...."
미안해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네 슬픈 인간과 뱀의 관계
"괜찮아~ 이렇게 나랑 행복하게 지내면 되지.
배고프면 나 먹어. 입 벌려봐, 에잇! 영차, 영차!"
"위험할뻔 했잖아!
좀만 더 머리 들어 왔으면 머리 녹을뻔 했어, 이 바보야."
"잉.... 너 배고플까봐 그랬지~"
"아무리 그래도 이런 장난을 치냐. 아이 귀여워~"
둘은 그저 행복했대 보리콘다는 몰랐대
보리에 들어있던 성분이 뱀의 피부에 치명적인
독이라는걸 알지 못했대
그렇게 보리콘다는 점점 약해졌대
바보처럼 힘이 빠져갔대
"너 왜그래? 괜찮아? 어디 아픈거 아니야?"
"잘 모르겠어. 힘이 안들어가...."
"뭐? 잉...."
보리콘다 보리콘다
너만을 사랑하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해버린 보리콘다
바보같은 뱀 보리콘다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난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보리콘단 힘이 빠져갔대
그녀는 매일 매일 간호하며 울었대
난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
그녀는 되려 내게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데
아니야 그런 말 말아
나는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했던적이 없었어
매일이 꿈같았어
니가 왜 미안해해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널 꼭 안아줄께
좋아 결심했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거를 찾아냈어
내가 살아 있을때 내 이빨을 다 뽑아줘
죽으면 싱싱하지 않아서 비싼값에 못 받아
얼른 뽑아서 가족들이랑 맛있는거 먹어
내 마지막 선물이야
사랑해 너만을 기억해 영원히
보리콘다 보리콘다
너만을 사랑하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해버린 보리콘다
바보같은 뱀 보리콘다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난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보리콘다 보리콘다
너만을 사랑하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해버린 보리콘다
난 바보같은 뱀 보리콘다
보리콘다 보리콘다
그녀만 바라보는 난 보리콘다
인간을 사랑한다고 날 욕해도
난 변치않아 그녀만을 볼꺼야
난 보리콘다
"엄마~ 이빨 또 뽑아왔어!"
"어머, 너 대단하다~ 살아있을 때 그거 뽑는게 얼마나 힘든데
벌써 몇마리째야? 저번 아나콘다 시체도 아직 처리 못했는데."
"또 보리콘다라고 하니까 꿈뻑 넘어오데? 븅신들."
"요즘은 애들이 더 영악하다니까~ 곧 나라가 망하겠어!
또 돌던져서 유인했니?"
"응! 빙신들이라서 돌로 상처주고나서 내가 다시 치료해주면 디게 좋아해~"
"아~ 그렇구나. 우리 똑똑이! 그러면 오늘 저녁은 뱀탕이다!"
"와~ 회식! 뱀탕~"
영상 출처 : https://youtu.be/0UoEjMue4CI
본격 감성 파괴 노래. 스토리텔링 가사로써 듣는 이에게 재미와 감동을 불러일으키다가 마지막에서 보란 듯이 감성을 산산이 부숴버린다. 가사에 몰입할수록 멘탈에 입는 대미지가 증가함. 내가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땐 정말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덕분에 친구들에게 장난 식으로 추천해주는 노래 중 하나가 됐는데,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진지하게 개쓰레기 같은 노래라고 평하며 진저리 쳤던 한 친구가 생각난다. 내가 미안했다! 여러분도 한번 써먹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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